회색 머리의 청춘, 우리 사회를 바꾸는 ‘액티브 시니어’
올해 68세인 박 모 씨는 은퇴 후 인생이 더 바빠졌다. 유튜브로 배운 기타 연주 영상을 SNS에 올리고,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다음 달 떠날 해외여행 계획을 짜는 것이 요즘 그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과거 자녀 뒷바라지와 생업에 묶여 있던 ‘조용한 노년’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최근 박 씨처럼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사회·문화 활동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새로운 노년의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건강, 경제력, 시간을 바탕으로 취미, 자기 계발, 사회 참여, 소비 활동에 적극적인 5070 세대를 일컫는다.
백화점 문화센터의 주간 강좌는 이들로 북적이고, 시니어 모델 학원이나 유튜브 크리에이터 과정에도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을 넘어, 배움을 통해 새로운 자아를 찾고 적극적으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100세 시대의 도래와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가 맞물린 결과다. 과거 노년층보다 높은 학력과 경제력을 갖춘 이들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도 익숙해,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전문가들은 ‘액티브 시니어’의 등장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던진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더 이상 사회적 부양의 대상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소비 주체이자 문화 생산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들을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으며, 지역사회에서는 이들의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액티브 시니어’는 단순히 한 세대의 변화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에 ‘나이 듦’에 대한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은퇴 후 30년 이상을 더 살아갈 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사회의 모습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