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치매 유병률 9.25%…
경도인지장애 28.42%에 ‘예방형 문화정책’ 수요 급증
의료·돌봄 중심 대응 한계 속, 지역 문화기반 인지건강 프로그램 확대 요구…
‘참여형·지속형 설계가 관건’
고령사회, ‘인지건강’이 문화정책 의제로 부상
국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치매 유병률이 9.25%, 경도인지장애(MCI) 유병률이 28.4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의료·돌봄 영역을 넘어 문화정책 차원의 인지저하 예방 전략이 주요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치매는 발병 이후 치료·돌봄 비용과 가족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대표적 질환으로, ‘발병 이후 대응’보다 ‘발병 이전 예방 및 지연’의 사회적 편익이 크다는 점에서 문화·여가·예술 활동을 기반으로 한 예방형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통계가 말하는 ‘예방의 창’…MCI 28.42%가 정책 타깃
전문가들은 9.25%의 치매 유병률 못지않게 28.42%에 달하는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에 주목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은 대체로 가능하지만 기억력·주의력·집행기능 등 인지 영역에서 저하가 관찰되는 상태로, 일부는 치매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규모는 곧 지역사회 차원에서 인지저하 예방·지연 프로그램의 잠재 수요층이 매우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화활동은 단순 여가가 아니라 인지 자극…지속성과 접근성이 성패’
의료계 한 전문가는 ‘인지기능은 운동, 사회적 교류, 학습, 정서 안정 등 복합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며 ‘공연 관람 같은 단발성 소비보다, 노래·악기·무용·미술·연극·글쓰기처럼 직접 수행하고 관계를 맺는 참여형 활동이 인지 자극과 우울 완화, 고립 감소에 동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효과는 프로그램의 빈도·기간·난이도 조절, 개인별 건강상태에 맞춘 안전 설계, 중도 이탈을 줄이는 동기 부여 구조에 달려 있다’며, 문화정책이 ‘행사 중심’으로만 설계될 경우 성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정책의 과제: ‘돌봄-보건-문화’ 칸막이 넘는 통합 설계
현장에서는 인지저하 예방형 문화 수요가 증가하는 배경으로 ▲고령 1인 가구 확대에 따른 사회적 고립 ▲치매에 대한 두려움과 조기 예방 선호 ▲기존 보건소 프로그램의 정형화 ▲동네 단위에서 참여 가능한 활동 욕구 등을 꼽는다.
특히 문화시설(도서관·문화센터·박물관·미술관)과 생활권 인프라(경로당·복지관·보건소·치매안심센터)의 연계가 미흡한 경우가 많아, 참여자 이동 부담과 정보 격차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의견: ‘정책은 증거 기반과 현장 실행력이 함께 가야’
문화정책 연구자는 ‘인지저하 예방은 단일 부처가 해결할 수 없는 과제’라며 ‘문화정책이 성과를 내려면 보건·복지 시스템과 결합해 대상자 발굴–참여 연결–중재–평가의 전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예술강사나 생활문화 지도자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치매안심센터 인력·작업치료·임상심리 등과 협업하는 다학제 운영모델이 필요하다’며 ‘프로그램 표준안과 안전 가이드라인, 개인정보를 보호한 성과평가 체계가 뒷받침돼야 확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정책 방향
- 생활권 중심 접근성 강화: 거점 문화시설에 집중된 프로그램을 동네 단위(도보·대중교통 30분 내)로 분산, 복지관·경로당·도서관을 활용한 순회형·소규모 그룹 운영
- 예방형 문화프로그램의 단계화: 정상 고령층은 사회적 교류 확대형(합창·동아리·관람+토론), MCI는 인지자극·집행기능 훈련 결합형(미술·음악·연극 기반 과제 수행), 고위험군은 보건전문가 연계 맞춤형 운영
- ‘참여형’ 중심 재편과 지속 운영: 단발성 축제·행사보다 주 1~2회 이상 지속되는 과정형 확대, 가족 참여형·세대 통합형으로 사회적 연결 강화
- 성과 측정과 재정 투입의 정교화: 우울·고립·삶의 질·인지검사 등 다차원 지표로 평가, 지역별 인구구조와 위험요인 반영한 차등 지원, 시범사업→검증→확산의 단계적 투자
치매 대응, 치료만으로는 부족…문화가 ‘예방 인프라’가 된다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 9.25%, 경도인지장애 28.42%라는 수치는 고령사회가 직면한 인지건강 위기의 규모를 보여준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집단이 크다는 점은 예방과 지연을 위한 정책적 ‘기회의 창’이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의료·돌봄 중심의 사후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만큼, 지역사회에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인지저하 예방형 문화정책을 공공 인프라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프로그램의 지속성, 참여형 설계, 보건·복지와의 통합, 그리고 객관적 성과평가 체계가 맞물릴 때, 문화는 고령층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예방 전략’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평가다.